내가 사진을 정식으로
시작하기 전인 아주 오래전에
똑딱이로 멀리서 담은 사진이라
화질, 구도, 컬러 등 작품성은 형편없지만
이 “까치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내가 사진을 정식으로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옛날을 회상하며
이 귀중한 회원작품 전시실에 올리니
사진의 질을 논하지 마시고 내용을 읽어봐 주시고
새들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서울지부 강서지회
협회장 김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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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
아주 오래전 가족 여행을 가던 중 어느 도로변에서 까치의 급박한 울부짖음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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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2
차를 세우고 둘러보니 도로 한가운데 까치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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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3
차가 뜸해지면 울부짖던 까치가 내려와 죽어있는 까치를 내려다보며 두리번거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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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4
어서 일어나라는 듯, 발로 툭툭 건들기도 하고 물고 가려는 듯 애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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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5
차들이 굉음을 내며 달려오면 목이 터져라 울부짖으며 날아오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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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6
또 다른 피해가 염려되어 죽어있는 까치를 인도로 옮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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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7
옮겨 놓자마자 까치가 날아와 짖어대며 어서 일어나라는 듯 발로 건드려 보기도 하고 부리도 쪼아 보기도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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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8
죽은 까치를 데리고 가려는 듯 날개를 물고 날으려 퍼덕거려 보지만 애달픈 시간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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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9
그러다가도 사람이 가까이 오면 목이 터져라 울어대며 날아오르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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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0
나는 그 모습이 너무도 애초로워 죽은 까치를 다시 조금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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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1
죽은 까치를 옮기는 동안 까치는 도망가지 않고 울부짖으며 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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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2
까치를 옮겨놓자마자 이번에도 즉시 날아와 죽은 까치를 물고 가려 얘를 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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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3
힘에 겨운 듯 물고가지 못하고 언덕 아래로 놓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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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4
언덕아래 떨어진 까치를 내려다 보며 서럽게 울어대던 까치가 언덕 아래로 내려와 죽어있는 까치를 물고 가려 또 애를 써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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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5
이번에도 날지 못하고 깃털만 뽑힌다. 까치의 이런 행동은 반복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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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6
또 사람이 오거나 차들이 굉음을 내면 까치는 놀라 울부짖으며 날아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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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7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나는 다시 죽은 까치를 좀 더 안전한 도로변 철조망 넘어 숲 속으로 던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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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8
철조망 넘어 숲 속에 던져진 죽은 까치를 확인한 까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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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9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 듯 조금은 가라앉은 소리로 몇 번을 울어 대며 내 주위를 한 바퀴 날아 돌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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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20
이내 철조망 넘어 죽은 까치 옆으로 내려 앉는다. 그리고는 작고 차분하며 애절한 울음소리가 간간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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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류, 특히 육추 사진을 안찍는데 는 이 "까치의 슬픈사랑이야기"가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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