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정복희 개인전 _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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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나에게 너 너에게 나. 언제나 고귀한 존재의 이유를 알아가는 까닭에 나눔이라는 미명으로 나그네가 되어 삶의 언저리를 그려본다.
  • 보랏빛 엽서
    솔향기가 가득한 맥문동꽃밭에서 나는 하염없이 보랏빛 엽서를 쓴다.
  • 길
    토닥토닥 다시 만나질 거라는 믿음으로 그렇게 길을 그린다.
  • 엄지 척
    엄지 척 '당신이 제일이야' 기지개를 펴는 동토위에서 당당히 대상을 수여한다.
  • 너를 위하여
    나무는 잘려 나가도 울지 않고, 오히려 향기가득 목향을 내어준다. 그리고 다시 또 너를 위하여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우리 아버지가 그랬다.
  • 사랑은
    사랑은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 발길
    하늘이 높으니 물길이 참으로 깊다.
  • 수억 년의 진실처럼
    나그네가 되어 길 위에 그림자가 있다고 우겼다. 수레국화에 올라 확성기를 손에 들고 애타게 나를 대변한다.
  • 장수동 은행나무
    그 누가 800년 동안 꽃을 피워 봤느냐.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장수동 은행나무에게 큰 절을 올렸다.
  • 나 그대에게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터질 것 같은 이 내 사랑을~♬
  • 자주목련
    나무에 피는 연꽃 목련화가 추억으로 묻어둔 그리움을 마구 소환을 한다.
  • 민들레홀씨
    민들레 홀씨 되어 나는 이날 덩달아 두리둥실 하늘을 날았다.
  • 세월이 흘러
    세월이 그렇게 흘러 어느덧 너도 나처럼 머리가 허옇게 세었구나.
  • 말괄량이 삐삐
    귀여운 개구쟁이 말괄량이 삐삐. 때론 슬프고 때론 웃음이 절로 났었다. 그렇게 작약꽃망울이 흉내를 낸다.
  • 얼굴
    누구에게는 상처가 누구에게는 그림이 되었다. 그렇게 내어준 사랑이 참으로 지극하다.
  • 선을 허물고
    이제 그만 선을 허물고 눈을 떠야겠다.
  • 자작나무에게
    하늘과 땅을 이어준다는 자작나무. 그렇게 나는 소원하나 들어달라고 철없이 졸랐다.
  • 하양등대의 마음
    넉넉함으로 보내야 했던 하양등대의 마음을 나는 조금이라도 알아주었을까.
  • 하프소리처럼
    물의 정원에서 꽃양귀비가 하프소리처럼 흥겹게 노래를 한다. 세상에는 그렇게 고운 소리만 들려오면 참 좋겠다.
  • 느림의 미학
    바쁠 것 없는 거북이 앞에서 철없이 느림의 미학을 떠 올려 본다.
  • 나 아냐
    나 아냐. 내가 아니라고~!
  • 장애물
    조심성 많은 토끼는 장애물을 잘 넘지 않는다. 토끼야 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뛰어보렴.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나는 눈을 지그시 감고 그에게 다가올 시간을 내어준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천년 길
    가고 옴이 각기 천 년이라지. 구름을 타고 다시 주목이 아장아장 천년 길을 나선다.
  • 위대한 결실
    위대한 여름이었다. 비바람에 꺾어진 고난을 이겨내고 연실을 여물렸다.
  • 이끼계곡
    이끼냄새를 아는가. 여기 이 물줄기의 싱그러움을 아는가. 이끼계곡은 한 폭의 그림이 되어 하염없이 향기를 내어준다.
  • 닻
    너를 꼭꼭 붙잡아 둘 수만 있다면, 이 몸 바다깊이 잠기면 어떠하리오.
  • 징검다리
    서로에게 가는 길을 배려하는 고마운 징검다리. 나는 살금살금 숨을 죽이며 눈길로만 건넜다.
  • 물의 힘
    물의 힘 앞에서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한다.
  • 삼릉원 소나무
    소나무는 장수, 정절, 지조, 번성을 의미한다며 그렇게 삼릉원 앞에서 당당하다.
  • 월지의 사랑
    태자가 살던 동궁이 밤이 깊어 월지에 드리우니 천년의 세월이 고요히 스며든다.
  • 가을색
    하늘이 나누어준 높은 길. 오늘은 하늘길보다 높지만 노을을 따라 내려오는 인천대교가 참으로 겸손하다.
  • 벌개미취
    너는 벌이냐 개미냐. 에라~ 모르겠다. 그냥 벌개미취라 부르자.
  • 지금
    저만치 있을 또 다른 길이 뒤돌아본 길만큼 예쁘다. 그러니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고맙게도 나는 지금이라는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 호로고루
    통일바라기 사랑바라기 그렇게 호로고루의 기운이 샘솟는다.
  • 너만 지나면
    너만 지나면 하늘이 열릴 것이다. 나는 하염없이 그렇게 주문을 외웠다.
  • 그림자
    그림자는 때로 나보다 훨씬 길다. 해가 기우니 그리운 추억도 드러누워 한없이 길어진다.
  • 낙엽 나그네
    바람이 낙엽을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바람은 쉼 없이 앞서가지만 더딘 나그네는 쉬엄쉬엄 친구들이 늘어간다.
  • 나눔의 시간
    아픔은 나누면 줄어들고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다. 그렇게 사랑을 나누어준다는 것은 아마도 더함(+)의 근원이리라.
  • 기다림
    꼭 돌아 올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