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다던 곡성 호곡마을 앞 섬진강에 놓인 줄배는
이 마을 어르신들이 곡성에 장이 서는 날이면 이용하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섬진강을 가로지른 다리나 수중보가 몇 개 있긴 하지만
곡성 읍내로 바로 질러가려면 이 줄배가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 됩니다.
물론 섬진강을 건너서 다시 버스를 이용해야 하지만 말이죠.
그 옛날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유일한 교통편이었던 줄배가
여행자의 눈에는 그저 신기하고 한번 체험해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섬진강 걷기를 하면서 빠름과 느림 그리고 정체 모를 향수를 떠올릴 시간이 많았습니다.
구담마을 앞 징검다리 그리고 호곡나루 줄배…
특히 줄배, 저는 한번도 타본 경험이 없는데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괜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사진 속 풍경을 보세요.
강 건너까지 승용차를 타고 와서 줄배로 바꿔 타고 강을 건너 마을로 들어가는 모습…
참 느긋한 분들입니다.
승용차로 마을까지 조금 돌아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차를 버리고 줄배로 눈부신 섬진강을 건너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입니다.
해마다 그렇듯 연초는 준비해야 할 일들로 괜히 마음이 부산해지기 일쑤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려야 할 테지만 쉬운 일은 아니죠?
오늘 여행편지가 잠깐이라도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섬진강에 내려앉은 햇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춤사위
그리고 주인 없는 줄배는 물이 흐르는 데로 혼자서 강을 오가며 하루를 보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