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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전 국민 포인트에 열광하는 걸까? 나도 너 만큼은 찍어! 체면치레
사진가에게는 형상과 사물을 구성하는 판단기준으로 일정한 코드가 있다. 이 코드란 시각의 지점을 의미한다. 형상을 단순화하고, 균형있고, 명료하게 재현할 수 있는 점유의 위치와 시점. 흔히 사진 애호인들이 목을 메는 "포인트"라고 말하는 것은 밴티지 포인트라고 한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효과적인 지점이 밴티지 포인트이다. 사진은 잘 정리된 단순성, 잘 구축된 간결성이 강력한 효과를 주는 무기이기 때문에 사진가는 누구나 자신만의 밴티지 포인트를 찾으려고 한다.
전국민 포인트란 사진 찍는 국민 누구나 어느 곳에 가면 그 지점을 찾아 찍는 장소를 말한다. 이미 남들이 찾아 놓아 간결하고 명료하게 잘 찍을 수 있는 구성이 갖춰진 곳을 의미한다. 전국민 누구나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은 아무나 찍는 지점이기에 수없이 많은 사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도 너만큼은 찍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남들이 찍은 사진을 찍어와야 속이 편한 사람들이 많은 까닭일까?
이 문제는 동, 서양인의 공부하는 방법을 통해서 알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서양 학생들의 집중도와 성취도차이를 조사하기 위한 실험의 결과에서 서양학생들은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 성취도가 높게 나타난 반면, 동양학생들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부분에서 집중도가 높게 나타난다. 서양학생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더욱 집중하는 반면, 동양학생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흥미를 잃었다. 남보다 잘한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문제에 무관심해지고, 남보다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문제에 더 집중하는 동양학생들에게는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것이 참기 힘든 것이었다. 이 현상은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에 부합하려는 동양인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문화적 평가기준 때문이다. 동양문화에서 중요한 체면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기준에 맞추어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이의 기대치에 부응해 체면을 지키고 싶어 한다. 반면 서양문화에서는 체면이 일차적인 문제가 아니다. 서양인에게는 사회적 기준보다 자기의 기준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잘 한다는 자신감을 가질 때 더 열심히 공부하는 동기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관계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는 동양 학생들에게 타인과의 비교는 중요한 공부의 동기가 되는 것이다. 남과의 비교를 통해 사회적 기준을 만들어냈고 이에 부합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는 학생들처럼 전국민 포인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나도 너만큼 찍을 수 있어라는 생각에서 우러나오는 체면치레는 아닐까? 그럼에도 남들만큼 찍게 되면 다시는 그 포인트에 가지 않고 시시하다거니 혹은 아직도 그거 찍느냐? 초보들이나 찍는거지라며 핀잔을 하는 이유는 뭘까? 잘한다고 생각하면 흥미를 잃어버린 학생들의 심리와 같다.
공부하는데 있어서 남들과 비교해서 뒤쳐진다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잘 하고자 하는 분야가 공부의 목적이어야 한다, 남들과 비교하여 잘하는 것은 항상 한계가 있다. 비교집단의 수준에 따라 달성목적치가 천차만별이기도 하지만 유행처럼 번지는 흐름을 따라 갈테니까. 그래서 일년 내내 다람쥐 체바퀴도는 사진들이 게제된다. 일명 찍사 혹은 사진애호인들은 남들과 비교하여 내가 앞서고 있다거나 혹은 잘한다고 생각하면 공부를 멈추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특출나게 잘하기 보다는 남들 하는 만큼 따라 하면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게 된다. 수준을 낮추고 자기 기준에서 잘하는 것이 잘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자기망상이 심한 경우에는 그 사진을 발표하여 최고의 사진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보다 자신이 더 잘찍는다고 외친다.
남들이 하면 나도 해야 하는 타인과 비교하려는 경쟁심리가 중요한게 아니다. 전 국민 포인트를 찾는 것은 남들이 갖고 있는 장비는 나도 있어야 한다는 심리와 같다. 남들이 찍으니까 나도 가서 찍어야 한다는 심리는 일반인이나 사진애호가인 비전문가들의 몫이다. 사진가는 체면치레를 위해 전국민 포인트를 찾아가는 것보다 나만의 밴티지 포인트를 찾아 남다른 사진을 담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사진애호인이나, 일반인처럼 남들이 찾아놓은 밴티지 포인트에 목메지 말자! 당신이 아직 일반인들의 사진을 찍고 싶거나 혹은 사진 애호가라면 충분히 이해되지만, 사진가라면 나만의 밴티지포인트를 개발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진가의 체면이라 함은 나만의 작품을 위한 밴티지 포인트를 스스로 찾아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지 않을까? 친구따라 강남 구경하지 말자! 오빠는 강남스타일~그건 당신의 스타일이다. 유행따라 삼만리 하다보면 A급은 커녕 B급도 C급도 아닌 남의 노래에 흥을 돋구는 노래방 도우미 일 수 밖에 없다. 이미 지난 유행가를 부르며, 내가 최고의 가수! 최신 트랜드라고 하는 일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물론, 자신이 활동하는 동네노래방의 최고 가수일수는 있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밴티지 포인트가 전국민 포인트가 되었다는 것은 유행 지난 촌스러운 유행가와 같다. 요즘 강남스타일을 노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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