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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학자와 철학 하는 시인 ‘두 번째 연결고리’

  

 인도사를 전공한 역사학자이자 사진비평가이고 사진가인 부산외대 이광수(인도학부) 교수와 항해사인 최희철 시인이 주인공이다.  이광수 사진가와 최희철 시인이 함께 ‘사진으로 생각하고 철학이 뒤섞다’(알렙)를 펴냈다. 지난해 출간한 ‘사진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의 연장선에 있는 두 번째 책이다.  두 사람이 첫 책에서 사진을 두고 자유로운 사유를 펼치며 ‘사진 놀이’를 했다면, 두 번째 책에서는 좀 더 깊이 들어가 사진과 시, 철학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이 교수는 자신이 여러 차례다녀오고 오래 공부한 인도의 풍경과 사람, 사물의 사진을 내놓고 자신의 렌즈가 기억한 것이 무엇인지, 사진을 찍을 때 자신이 느낀 것이 무엇인지 말한다. 그러면 최 시인은 이 교수가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사유를 펼치고 그 속에 있는 삶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스피노자의 ‘모두스’(modus·양태)로 연결고리가 이어진다. 양태는 실체가 드러나는 방식, 실체가 변하는 방식, 실체가 표현되는 부분을 말한다. 사진가가 찍은 사진은 화면 속에 보이는 실체이지만, 그 실체 뒤에 숨은 것은 양태다. 인도의 신전 앞 꽃가게에 여러 송이 꽃이 있지만, 정작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저자들은 이 사진을 보며 사회 구조에 의해 바쳐지는 ‘여자’를 떠올린다. 꽃만 보일 뿐 사람은 잘 보이지 않으며, 여자만 보일 뿐 그 존재가 지닌 ‘사람’(인간성·인간적 가치)은 안 보는 세상에 대해 고민한 것이다. 이들은 정지된 화면이 되어버린 사진을 바라보지만, 사진이 가렸거나 가둬버린 사물의 실체를 꿰뚫고자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다.

 

이 교수는 ‘사진을 놓고 하되, 사진에 관하지 않은 세계에 대한 생각과 해석과 뒤섞음이다’라고 이 책을 정의했다. 그는 “요즘 사진이 너무 예술적인 경향으로만 흘러가 불만이 있었고, 그래서 사진을 찍은 사람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이 터놓고 사진을 놓고 세상에 관해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면서 “세상을 보이는 대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