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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아마추어 사진문화

 

글쓴이 : 김영태(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 대표)

사진은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실용적인 목적에서 발명되었다.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욕망이나 정치경제적인 욕구의 시대적인 배경과 잘 맞아떨어져서 만들어 낸 것이다. 또한, 예술사진의 출발은 화가 출신 사진가들의 예술가로서 명예를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1890년대에는 카메라와 필름이 대량생산되면서 사진이 대중화되고, 작가로서 의식을 가진 있는 예술가가 아닌 아마추어 사진가에 의해 꽃피우게 되었다. 이를 못 마땅히 여겼던 헨리 피치 로빈슨은 살롱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하여 회회주의 사진을 널리 보급하여 예술사진의 격을 높이고자 하였다.

사진의 회화적 효과는 19세기 예술사진의 격을 높이고, 사진의 대중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카데믹한 회화의 미학에 기반을 두고 출발한 사진 미학은 한계점이 있었다. 특히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애호가들이 출품한 작품을 심사하여 선정하는 살롱사진 콘테스트 형식은 작품의 정형화를 낳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 사진콘테스트는 변화하는 문화나 시대정신과 차이가 발생하였고, 1950년대에 그 열기가 식어갔다. 하지만 중국, 일본, 한국을 위시한 동북아시아 국가와 동남아 국가에서는 여전히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정형화된 형식의 콘테스트에 몰두하고 있다.

 

2000년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진문화가 나타났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대와 마찬가지로 정형화된 공모전 사진에 몰두하는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와 다르게 학문적인 토대로 사진이론 및 인문학을 학습하면서 진지하게 사진 작업을 하는 새로운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사진전공자들 못지않게 깊이 있게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터넷과 스마트 폰, 디지털 카메라 등이 널리 보급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Dica, Selfca, 취미사진애호가 등이 인터넷을 매체로 새로운 사진 집단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과거의 아마추어 사진가처럼 공모전에 출품하고, 입상해 작가로 인정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늘 고급 카메라를 다니면서 일상에서 만나는 멋진 풍경 및 대상을 찍는다. 이들은 고급카메라와 렌즈를 선호하고,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여 레이싱 걸 또는 누드모델을 섭외해 사진을 찍기도 하여,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사이트나 블로그에 올린 후 타인들이 달아주는 댓글을 즐기는 활동을 한다. 사실 사진은 고화소의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화질을 보여준다. 사진은 기술이나 카메라 장비보다는 작가의 감각과 인문학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그것이 뒷받침되어야만 예술적 가치가 있는 좋은 작품을 생산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진이 기록이나 예술의 차원을 넘어 일상의 한 부분이자 문화가 되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사진문화가 좀 더 발전하고 성숙하려면 진지한 태도로 사진을 즐기는 아마추어 사진가가 늘어야 한다. 사진 찍기는 예술로서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취미생활로서 충분히 매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소비적인 사진을 찍기 보다는 사진이론 공부를 통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사진을 이해하는 것이 사진생활에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일이다. 또한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사진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사진 찍기 보다는 사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직업적으로 사진을 찍는 일이 아닌 풍요로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라면 전문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정신세계를 정화시켜주는데 있어서 긍정적인 일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하는 것도 세련된 고급취미생활이 될 수 있다. 특히 사진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구입하는 사진애호가가 늘어나야 한다. 그럴 때만이 사진예술문화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21세기는 이미지로 소통하는 시대이다. 사진을 찍고, 감상하고 즐기는 것은 개인적으로 훌륭한 취미생활이다. 매체이미지의 출발이자, 근본인 사진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인 소양인 사회에서 아마추어 사진문화가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발전해야 우리나라 사진문화의 긍정적인 미래가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조금은 진지하게 깊이 있게 사진에 접근하고 인문학적인 학습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