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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의 예술사진의 풍경 글쓴이 김영태(사진비평가, 갤러리 아트사간 디렉터)
사진은 기록의 수단과 실용적인 목적을 바탕으로 발명되었다. 19세기 중반 사진의 발명은 엄청난 사회문화적인 파장을 유발하였고, 당시에는 사진관 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발생시켰다. 또한, 기존의 주류예술인 회화가 재연과 기록을 포기하게 하고 인상주의 회화가 등장하도록 영향을 미쳤다. 회화는 작가 중심의 표현을 시도하지만, 사진은 예술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 회화를 닮으려고 노력했다. 그 이후 20세기 초반부터 사진의 본질이라고 인식한 기록성과 기계적인 재현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미학을 추구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사진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인식한 모흘리 나지(Laszlo Moholy Nage)와 만 레이(Man Ray)는 포토몽타즈, 포토그램, 레이요그램, 솔라지제이션과 특수기법을 개발하여 사진과 미술의 경계를 허무는 데 공헌한다. 1960년대 사진은 개념미술과 만나면서 그 표현 영역이 넓어지고, 현대 미술에서 중요한 표현매체로 자리매김한다. 특히 1980년에 국제미술행사인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한 여러 비엔날레에 사진을 표현 매체로 사용하는 미술작가들의 작품이 초대받아 전시됨으로써 본격적으로 현대 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확보했다.
1980년대부터 사진은 본격적으로 현실을 정밀하게 모방하고 재현하는 것에서 탈피해서 해체하고 구성하였다. 이른바 뉴웨이브 사진 혹은 구성사진이 새로운 표현양식으로 등장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신디 셔면(Cindy Sherman), 샌디 스코글런드(Sandy Skoglund), 베르나 포콩(Bernard Faucom) 등이다. 이들은 자신의 세계관과 미적인 신념을 바탕으로 현실을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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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역사는 이렇듯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지속되어 온 것이다. 1980년대 뉴웨이브 사진은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미국문화의 산물이었다면 1990년대 유형학사진은 독일문화와 역사적인 전통의 산물이다. 2000년 대 초반 이후 동시대 현대미술이 다양성, 개별성을 특징으로 보여준다. 예술사진도 마찬가지로 주도적인 경향이 존재하기보다는 다양한 표현양식과 주제가 공존한다. 현대사진의 가장 큰 특징은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나 표현양식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동시대 사회가 다양화, 다원화를 지향하는 다원주의 사회라는 것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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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만난 현대예술사진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너무나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현대성을 반영하는 탈장르적인 디지털 사진이미지를 보여준다. 그 결과 기술보다는 감수성과 작가적 상상력 그리고 철학적인 깊이 있는 사유가 작품의 완성도를 보장하는데 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현대예술 그중에서 현대미술이 철학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과 접목된 사진을 비롯한 동시대 시각예술은 그것을 좀 더 구체화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하게 예술 지향적이기보다는 유희적이고 대중적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아트와 인터렉티브 아트가 그러하다. 그러한 문화예술현상의 어느 지점에 동시대 예술사진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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