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①]메밀꽃 필 무렵엔… 10주년 맞은 효석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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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가을을 여는 메밀꽃은 서정적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대변하는 꽃 가운데 하나다. 사진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만발한 메밀꽃밭을 즐기는 관광객들. |
메밀꽃은 화려하지 않다. 아니 꽃이라 부르기 민망할 만큼 초라하다. 꽃송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줄기 하나에 단추만한 꽃송이 몇개가 어우러져 있다. 하나씩 떼어놓으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그러나 여럿이 어울려 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효석이 ‘메밀꽃 필 무렵’에 묘사한 ‘흐벅진 달빛 아랜 굵은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한’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효석이 아니었다면 메밀꽃은 그저 초가을에 수확하는 곡식에 그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메밀꽃은 강원도의 산골을 배경으로 장돌뱅이들의 고단한 삶과 아름다운 인연을 그려낸 ‘메밀꽃 필 무렵’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꽃이 됐다.
소설의 무대가 됐던 강원도 평창군 봉평은 작가의 생가와 함께 메밀꽃 축제를 통해 온 국민의 ‘마음의 고향’으로 대접받는다. 축제가 열리는 초가을이면 수십만명이 봉평을 찾는다. 사람들은 메밀밭을 거닐며 소설 속 감동에 취한다. 충주집(주막집)이나 첫사랑의 무대 물레방앗간, 이효석문학관 등을 돌아보며 축제의 열기 속으로 빠져든다.
올해 효석문화제는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여름 비 피해가 없어 어느해보다 메밀꽃밭이 환하게 빛날 것으로 보인다. 메밀밭은 이효석 생가로 가는 길 주변과 무이예술관 일대에 집중적으로 조성됐다. 특히, 물레방앗간 주변에 조성한 메밀밭에는 오솔길을 마련, 소설을 추억하며 걸어볼 수 있게 했다. 물가마당에는 돌다리와 섶다리, 쉼터도 조성했다.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축제도 알차다. 10주년 기념 공연으로는 일본 토가민속공연이 준비됐다. 또 정선 아라리와 풍물, 퓨전국악, 민속놀이, 찹살떡치기 등 구수한 전통행사도 줄을 잇는다. 효석문화제준비위(035-335-2323)
봉평과 함께 전북 고창에도 메밀꽃 명소가 있다. 학원농장이 그 주인공. 봉평이 이효석의 소설을 통해 날개를 달았다면 이곳은 60만m²이나 되는 드넓은 밭이 무기다. 이 밭은 봄이면 청보리밭으로 변하고 여름이면 샛노란 해바라기밭으로 변한다. 그리고 초가을에는 메밀꽃으로 다시 한 번 수놓는다.
학원농장은 농사의 목적으로 보리나 메밀을 심는 게 아니다. 눈으로 보고, 걸어 보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이들을 위한 ‘경관농업’을 하는 것이다. 봄이면 평원을 원색으로 뒤덮는 네덜란드의 튤립이나 여름마다 보랏빛 허브의 물결이 펼쳐지는 일본 홋카이도의 후라노와 맥이 닿아 있다. 봉평이 전통적 향수를 상품화했다면, 학원농장은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혁신농법이라 할 수 있다.
학원농장은 파종시기를 달리해 개화시기를 조절한다. 들불처럼 한번에 피고 지는 게 아니다. 해바라기의 경우 8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10월까지 만개한 꽃을 볼 수 있게 했다. 메밀꽃도 9월 한달간 쉴새없이 피고 진다. 따라서 올 가을에는 샛노란 해바라기와 새하얀 메밀꽃이 어울려 피는 것을 볼 수 있다.(063)564-9897
스포츠월드 김산환 기자 isan@sportsworld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