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오늘은 유난히도 날이 맑아서 부인을 마주 하기가 더 힘이 들었습니다.
부인께서는 오늘도 또 하루의 젊음을 멈추시었더군요.
돌아오는내내
화장실앞에 우두커니 서 있던 부인얼굴이 자꾸만 내 발목을 잡았습니다.
소리없이 죽어가는 남편의 다리가 오늘은 조금 움직였다고 나를 보고 웃으셨잖아요.
그저 어제도 그랬고 또 어제도 그랬던 일이었는데
희망으로 읽어가는 부인의 마음을 알기에 가만히 손잡아주고 돌아오던 날
저는 또 어리석은 눈물이 저를 가르치려 듭니다.
부인.
내일 다시 부인의 희망하나가 녹아 내릴까 저는 두렵습니다.
이제는 눈물도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개나리를 꺾어다 주면 좋겠다고 하셨잖아요.
그리고는 왜 그렇게 그 이쁜 개나리 앞에서 말없이 뚝뚝 눈물만 흘리셨어요.
부인..
서둘러 당신앞을 빠져 나오는데 ... 아... 저는 허기가 느껴 졌답니다.
이렇게 살아 있어서 배가 고프답니다.
땅으로 다시 돌아 가는 그 길이 그리도 지루하고 먼줄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칠년 식물인간 남편을 돌보는 어느부인을 만났던 병실에서 / 최은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