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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념(-ism)은 때로 피보다 더 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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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맞아 실향민들의 애절함은 더 애틋할 듯 하다. 6.25 전쟁으로 인해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속초 청초호 모래톱 마을이 " 아바이 마을"이다. 그들이 만들어 먹는 순대는 함경도식 순대인데, 이 마을에서 만든다고 하여 "아바이 순대"로 방송된 후 속초의 명물 맛집이 되었다.
한가위가 되면 저 북녁땅을 향한 그들의 그리움은 말로 다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그 뜨거운 가족애 보다 더 강한 이데올로기는 오랜 세월을 그들을 생이별시켰고, 많은 사람이 고향을 그리워하다 세상을 달리했다.
물보다 진한 것은 피라고 하지만 피보다 진한 것이 宗敎(종교)적 신념이고, 宗敎(종교)적 신념 보다 더 진한 것은 主義(주의)라는 불리는 理念(이념) 혹은 사상일 때가 있다. 그러나 삶에 있어 홍익인간, 인간애보다 더 앞선 이념과 사상은 필요하지 않다. 널리 인간을 존중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정신적 기반으로 사상 혹은 이념일지라도 그것은 반드시 인간의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일 때만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비록 예술적 품격이나 질 따위를 논할 수 없는 이미지라 하더라도 우리네 삶의 한 순간을 위로하고, 추억하고, 존재를 기억하게 하는 것으로 그 이미지의 목적은 충분하다. 여행차 맛집 찾아 먹어 본 아바이 순대 한 접시이지만 오늘은 그 이미지에 아바이 마을사람들이 살아낸 세월의 향수를 새겨본다.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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