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물결의 보석 청보리
- 정산 -
녹색 보석물결이 출렁인다.
따뜻한 봄볕에
가시네 볼만큼이나 부끄러운지
서로서로 얼굴을 가리려
키 작은 바람 앞에서도
몸을 흔드는 청보리.
내 아버지가 이승에서 살기 싫다고
꽃가마 타고 네 곁을 말없이 가실 때
청보리는 슬퍼서 말도 못하고
얼굴만 파랗게 질려 있었는데.
아무도 서럽지 않는 날
그 때가 더듬어지는 네 푸른 가슴에
무슨 아픔이 그리 컸었는지
보리피리 불며 못다한 말 듣고 싶은데
몸은 왜 흔드나.
녹색물결 출렁이는 보석 같은 청보리
가고 오는 정은 세월이 병이라 하는데
너와 내가 맺은 동심의 순수함을
어찌 잊고 살라하는가
고창 학원농장 청보리축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