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글 다음글


게리 위노그랜드(Garry Winogrand 1928 ~ 1984 )

 

 

게리 위노그랜드(Garry Winogrand)는1928년 뉴욕태생 이다. 그리고 50년대 이후 새로운 사진의 방향을 전개하던 미국의 60년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기수의 사진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그는 처음에 2차대전 당시에 공군에 입대해서 군사사진을 다루면서 처음 사진을 배우게 된다. 47~48년 뉴욕시립학교에서 회화를 배우고 48년 컬럼비아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한다.

 

51년에는 알렉세이 브로드비치에게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웠다고 한다. 55년부터 작업적인 사진가로 본격적으로 나선 게리 위노그랜드는 “픽스” 통신사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가 당시 워커 에반스의 미국사진들을 보고 영향을 받아 미국전역을 여행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이시기는 로버트 프랭크가 미국인을 촬영하던 시대와 일치한다. 그는 프랭크를 나중에야 알게 되지만 프랭크는 당시에 스타일을 초월한 그의 사진을 인정하고 있었다.

001.jpg

[american iegion]

002.jpg
[central park]

 

위노그랜드는 자신이 에반스를 통해서 자신의 사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에반스의 사진은 사진으로 찍혀지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둔다. 그러나 그 사진이 어떤 모습으로 보여야 한다는 계산된 생각에 따르지는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사진에 찍히는 것들이 어떻게 촬영중에 달라지는지도, 그리고 그것들이 한 장의 사진으로 존재하는 방식까지도 보여준다.”

 

60년대를 대표하는 미국의 사진가중 리 프리드랜더와 위노그랜드는 종종 비교의 대상이 된다. 프리드랜더는 현실의 단면을 마치 정교하게 짜깁기한 것처럼 시각적인 요소의 디자인을 완숙하게 하는 반면 위노그랜드는 프리드랜더의 작업을 마치 흩트려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프리드랜드의 사진이 복잡한 화면 구성에도 불구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시각적 구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더군다나 이것이 촬영당시에 이루어 졌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위노그랜드의 사진은 전혀 계산되지 않은 듯 우연적으로 포착된 영상으로 보여 진다. 그의 다음의 말을 들으면 그의 의도를 잘 읽을 수 있다. “나는 사진으로 찍었을 때 그것이 어떤 점에서 내가 눈으로 본 현실과 무엇이 닮아 있고 다른지를 알기 위해서 사진 찍는다.”

003.jpg

[rhinos]

010.jpg
[los angeles 1964]

 

그의 사진이 전통적인 르포르따주형식에 스냅 촬영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의 사진과 라이프지 스타일의 사진과도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프레임의 자유분방한 것에서 알 수 있다. 그의 사진은 도무지 파인더를 바라보면서 찍은 것 같지 않은 마치 어린아이가 실수로 셔터를 누른 듯한 사진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그의 사진은 대단히 우연적인 요소들이 마구잡이로 채집된 모습이다.

 

이전의 작가들이 정교한 화면의 프레임이 그에게 와서는 의도적으로 정교함을 지우려는 듯한 인상이 강하게느껴진다. 도대체 무엇을 찍으려하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그의 사진에는 좀처럼 알기 어렵다. 순간이 선택되어지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일순간 일뿐, 어떤 의미의 일관성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론 그의 사진에 전혀공통적인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동물, 공공장소, 여자 등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래서 머 어쩐다는 것인지 그의 사진은 결코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알 수 없는 그의 사진에서‘의미’의 유사성을 일반상식 안에서 붙잡으려하지만, 언제나 늘 그 ‘의미’란 것이 미끄러지고 도망쳐서 단 일한 ‘의미’를 고정시키기 어렵다.

005.jpg

[worlds fair]

 

보통작가들은 상상의 세계를 찾아나서는 반면에 사진가들은 자신 앞에 벌어진 사건과 사물을 직관적으로 포착한다. 사진에 포착된 현실은 현실의 맥락에서 떨어져 나온 단편이고, 순간적으로 남겨진 시간의 흔적이다. 사진가가 아무리 냉정하게 정확히 대상을 관찰한다 해도 사진으로 만들어지고 나면 촬영당시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현상들을 사진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사진가라면 누구나 다 경험하게 되는 이러한 현상을 그러나 사진가는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기 위해서 거의 강박적으로 촬영당시부터 대상을 정확하게 포착하려 한다. 그리고 찍혀진 대상을 후에 판단해서 자신의 의도와 최대한 가까운 필름을 선택해서 인화해 사진으로 만든다. 그러니까 사진가의 의도와 일치하지 않은 필름은 거의 선택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사진가의 이러한 강박증을 누가 가르쳐 주었는가?

006.jpg

[new mexico]

007.jpg
[la sidewalk]

 

작가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정신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진에 포착된 시각적 형태, 그리고 대상에 접근하는 프레임의 결정에 의해서 이다. 우리가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결국은 사진가에 의해서 선택한 현실의 단면을 포착한 순간을 그리고 그 대상을 사진가가 카메라의 파인더를 통해서 그때에 거기서 그렇게 바라다본 상태를 추체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가의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프레임과 앵글이 대상을 잘 보여주기보다는 그가 왜 그렇게 대상을 포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대개의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구도를 어떻게 하면 잘 잡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결국 그들이 선택하는 것은 안정적인 구도를 선호하게 되는데 화면이 삐뚤어지거나 프레임에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주변을 잘 정리하는 것으로 화면을 정리한다. 그렇게 되면 사실 작가가 바라본 시선이 관람자에 잘 전달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경우에 사진에 찍혀진 대상은 그 모습을 불필요한 주변으로부터 불리 되어 시각적으로 집중 감을 가지게 되지만, 그와 동시에 사진가의 시선은, 사진가의 존재는 어디론가 살아져 버린다. 즉 사진가가 대상을 바라보는 그 당시의 상황 혹은 시선의 느낌은 지워지고 대상의 모습만이 투명하게 빛나게 된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사진’ 아니라 ‘현실’을 직접 보고 있다는 착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008.jpg

[minneapolis]

009.jpg
[utah]

 

위노그랜드가 죽고 난 다음 그의 집에서 현상되지 않은 채로 발견된 필름이 7000롤이나 되었다고 하니 한번 상상해보아라! 그는 아마 한 순간도 가만히 나두려 하지 않은 것 같다.

필자/이영욱 : 연변대학교 예술대학 사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