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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과 텍스트

 글쓴이 : 김영태(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 대표)

 

사진은 지시적이고, 사실적인 이미지 표면의 특성에 의해 일정부분 언어로서 역할을 하며, 소통의 수단으로서 기능을 한다. 또한 언어적인 범위를 벗어난 현실을 묘사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말 그대로 사진이 현실의 거울 혹은 현실의 자국으로 인식되고, 사진의 표면이 구체적인 현실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사진이나 예술사진은 지극히 주관적인 사유세계의 산물이다. 그 결과, 작품의 외관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애매모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사진이 텍스트와 만났을 때 좀 폭넓게 소통될 수 있다. 사진은 사실적이고 지시적으로 특정한 장면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보여준다. 하지만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을 절취한 것이기 때문에 전후(前後)가 생략되어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것이 사진의 맹점이다. 따라서 포토스토리와 같은 연작사진을 저널리즘이 수용하기도 했다.

 

사진이 사회적인 발언을 했을 때 논쟁거리(issue)가 되려면 텍스트(Text)의 힘을 빌려야 효과적이다.

사적인 관념의 세계나 주관적인 세계를 시각화한 작품은 작품의 내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텍스트가 필요한 것이다. 때로는 텍스트가 실제 작품보다 앞서 갈 때도 있다. 하지만 동시대 예술제도안에서는 텍스트의 역할은 중요하다. 텍스트를 쓰는 것도 창작이고 창조적인 행위이다. 작품과 관련된 텍스트는 작가가 쓴 것도 있고 비평가나 큐레이터가 쓴 것도 있다. 비평가나 큐레이터가 쓴 텍스트는 특정한 작가의 작품이나 전체적인 작품을 비평하기도 하지만, 특정한 시대의 전체적인 작품경향을 조망하기도 한다. 사진문화나 사진계의 전체적인 풍경을 비평하는 글도 있다. 역사적인 사건을 서술한 텍스트도 있다. 사진과 관련된 기본적인 텍스트는 발터 벤야민이나 수잔 손택과 같은 인문학을 전공한 비평가가 쓴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은 근대적인 사고의 산물로 포스트모던한 표현 매체이다. 회회나 조각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표현 매체다. 한 장의 사진이 담고 있는 내용은 예술적인 가치 이전에 시대적인 문화 및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미학적인 관점 외에도 다양한 시점을 바탕으로 해석되고 분석된다.

 

사진은 평면적인 표면을 갖고 있지만, 입체적인 현실을 평면으로 옮겨 놓은 결과물이다. 다양한 사회적인 현실과 연계되어 있지만, 사진 한 장 한 장은 시간과 시간을 단절시켜 생성된 결과물이다. 사진이 텍스트의 도움으로 결합되면 그 의미가 분명해지고, 사진의 힘이 부각된다. 바바라 크루커의 작품은 텍스트와 이미지가 작품의 내부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자, 수사적인 장치이다.

 

텍스트는 작품을 비평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존재하기도 한다. 사진과 텍스트는 각각 독자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같은 공간 안에서 결합되어진다. 그와는 반대로 사진에 대한 상상력을 제한하기도 하고, 사진과 텍스트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